마법사의 위력에 질려 뒤로 물러서던 기사 틈에는 한센도 있었다. 세이리안을 비롯한 주요 기사들은 당연히
마차 곁으로 갔지만, 견습 기사와 호위기사 중 대부분이 그 싸움에 끼여들었다. 한센은 미카시르 일행을
교묘히 막아섰다. 세이리안에 대한 충성심과 반쯤은 공명심, 그랬다.그런데, 은발의 귀여운 소녀가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누가 제자야! 어떤 스승이 제자를 해적 소굴에 내버리고 도망을 가!!"아니, 덕분에 네
잠재능력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잖니? 두글자로 줄이면 각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실시간카지노
말은 잘하네!! 이, 입만 살은 해삼 말미잘아!"너 해삼 좋아하잖아?"멍게를 좋아하지, 내가 해삼 좋아하는
줄 알아! 바보!!"저도 모르게 뒤돌아 본 한센의 시야에, 기묘한 것이 들어왔다. 소리 지르느라 바쁜 소녀의
뒤에서 미카시르가 금갈색 머리의 소년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던 것이다. 슬금슬금 그녀의 일행이
은발 소녀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은발의 소녀는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대느라 정신이 없었다.여긴 왜
나타난 거야! 또 어디 섬에 처박혀 수련한답시고 굴이나 파던가, 제자 찾는다고 싸돌아 다니는 짓거리나
할 것이지!! 어딜 와서 행패야!"저기, 플로렌스, 아무리 그래도 스승인데..."당신이 한 짓을 보란 말야!!
이제, 다시는 나랑 만날 일 없다고 말해놓고는!! 멀리멀리 떠난다고 말해 놓고는 대체-!!"
설움이 복받친 듯, 플로렌스의 빨개진 눈에서 주륵 눈물이 흘렀다. 마법사는 투구를 벗고 짧은 금발
을 긁적였다. 그게, 그렇게 됐어. 돌아온 건 얼마 안 돼. 저기, 마이에른에도 찾아갔었는데 너 없더라."
학교에 입학했으니까 그렇지! 바보!!"아아, 마법학교에 들어간 거야? 야, 축하한다.뭐가 축하야!! 내
선배들을 죄다 쓰러뜨렸잖아!! 그래놓고 축하한단 말이 나와어? 아참, 그렇지."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까맣게 탄 시체와 화상으로 신음하는 마법사들과 견습기사 등을 살펴보고는 가볍게 두 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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