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을 떠도는, 옅은 공기의 정령에게 묻는다. 바람이 언제 불 것인지. 그것이 어느 방향인
지. 고요하게 숨죽인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커다랗게 뜬 두 눈으로 카밀을 바라보며, 플로
렌스가 천천히 고꾸라졌다. 그 뒤에 서 있는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망토로 휘감은
사내. 드러난 것은 옷 속에서 뻗어나온 창백한 손 뿐. 플로렌스가 그 와중에도 바닥을 기
려고 애썼다. 카밀에게 손을 내뻗는다. 무심코 마주 잡아주기 위해 손을 내민 순간.하고,
떨어져 버리는 손을, 카밀은 망연히 바라보았다. 플로렌스가 마지막으로 카지노사이트
넘겨준 마력만이 그의 몸 안으로 흘러들었다. 강렬한 마음. 그 순간, 전혀 다른 마음이 똑
같은 간절함으로 속삭였다.어느 것을 택할까 고민하기 전에, 카밀은 자신을 향해 손을 뻗
으려는 마법사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물의 정령]을 날렸다. 풀잎을 베어내던 거센 물줄
기가 날카롭게 마법사를 노린다. 그 순간, 마법사가 얼음 위를 미끄러져 가듯 쉬아악 바
람소리를 내며 뒤로 한참을 물러섰다. 나무에 막히지 않았다면 더 멀리 물러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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