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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리 내 읽으면 치유 효과가 전파된다.”
성우·아나운서·연출자로 이루어진 그룹 ‘북텔러리스트’ 12명 회원의 공저 <공감낭독자>(도서출판 샨티)에서 강조한 말이다.
북텔러리스트는 ‘북(Book)+텔러(Teller)+리스트(List)’의 조합이다. 2014년 연출가 이진숙과 성우 구자형의 만남으로 출범한 이 모임은 10년 가까운 세월 매주 화요일에 모여 다양한 낭독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그사이 낭독공연 ‘읽어드릴까~압쇼’를 시작으로 ‘맏물 이야기’ ‘낭독 만찬’ ‘블루’ 등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왔으며, 2022년 서울국제작가축제 낭독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 낭독 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낭독은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치유의 경험”이며 “낭독은 완성되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책을 소리 내 읽는 것이 치유의 효과를 낼까? 저자들은 낭독의 경우 일반적인 책 읽기보다 훨씬 강한 ‘집중과 몰입, 상상력과 감각의 활성화, 관점의 전환과 타인에 대한 이해, 공감력과 감수성의 확대, 책 속 인물들과의 연결을 통한 소속감과 안전감, 말하기와 듣기 훈련, 소통과 자기 표현력의 확장’ 등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우선 ‘집중과 몰입’을 보자. 낭독의 경우 낭독자는 책 속에 있는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온몸으로 표현한다. 이를 위해 책 속 주인공의 환경과 태도는 어떤지 등 꼼꼼하게 표현하게 된다. 이런 ‘집중과 몰입’을 통해 낭독자는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나기도 하고 막연했던 내 감정의 정체를 정리된 문장을 통해 알아채면서 치유되기도 한다.
낭독의 강력함은 이런 치유의 경험을 낭독자만이 아니라 낭독을 듣는 이에게까지 전파한다는 것이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의 두뇌에 특화된 ‘거울 신경’ 덕분이다. 이탈리아 신경생리학자 자코모 리촐라티(1937~)가 1990년대에 발견한 ‘거울 신경’은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있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뇌가 작동하게 하는 세포다. 이 세포의 힘으로 낭독자도 청취자도 모두 책 속 세계를 보다 현실처럼 경험하게 된다.
<공감낭독자>는 12명의 북텔러리스트가 책 속 상상의 세계를 현실에 생생히 펼쳐내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 그 독특한 경험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들려준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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