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는 섬광처럼 어떤 환상 속의 이미지를 봅니다. 바로 자신이 몇 년 후에 거대한 강당에서 대중을 향해 강연을 펼치고 있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미래의 희망찬 모습의 자신이 현재의 절망한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 같았지요. 상상 속 미래의 빅터는 현재의 절망에 빠진 빅터에게 용기를 주었지요. 너는 몇 년 뒤 저 강의를 해야만 하기에,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일어서서 저 총탄을 피해야 한다고. 반드시 살아남아, 온 세상 사람들에게 너의 연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빅터 프랭클은 그렇게 죽음에의 유혹을 이겨냈습니다. 도저히 한 발자국도 더 뗄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래의 자신이 보내온 응원의 메시지를 통해 힘을 낸 것입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굶기를 밥 먹듯 하고 모욕과 매질이 일상화된 강제 수용소의 생활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음으로써 비로소 스스로를 구원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우울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동력임을 강조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서랍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이 ‘원래 어딘가 분명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란 주어진 여러 답안들 중에서 한 개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내 삶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하루하루의 실천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타인이 내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에 어떤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가’인 것입니다.
오늘도 타인의 말에 상처받고 슬퍼하는 당신에게 나는 이 문장을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빅터 프랭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남긴 말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에는 자극에 따라 어떤 반응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우리의 힘이 있습니다.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의 성장과 자유가 결정됩니다.”
나치의 수용소에서 매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은 물론 살아갈 이유조차도 찾을 수 없었던 빅터 프랭클이 그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아 위대한 심리학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도 바로 ‘의미를 향한 멈출 수 없는 갈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수용소에 갇혀 견디고 있는 고통이 훗날 자신이 더욱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던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한 고통을 각오하고 희생을 감내하며 필요하다면 생명까지도 바칩니다. 눈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들만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새 힘들 때마다 ‘미래의 나’를 향해 구조신호를 보냅니다. 미래의 나는 매번 온 힘을 다해 저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용감하고, 재능 있고, 끈질기며, 포기를 모르는 존재라고. 나는 그렇게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고 강인한 미래의 나를 통해 매일매일 치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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